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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돈사 휩쓸어"… '괴물 산불' 양돈장도 초토화

작성자: 가야육종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04-04 16:47:48    조회: 145회    댓글: 0

 

 

 

# 의성 산불로 안동·영덕·의성 등 양돈장 8곳 피해

# 강풍에 불길 덮쳐 속수무책… 재난영화 전쟁터 방불

# 인접 양돈농가도 확산세 이어질까 불안감 고조

# 경남 산청 산불로 양돈장 피해 없는 것으로 알려져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한 양돈장에서 25일 강풍과 함께 덮친 산불로 돈사 8개동이 전소됐다. 피해 농장의 분만사가 화재로 주저 앉은 모습. (사진 / 곽상민 기자)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한 양돈장에서 25일 강풍과 함께 덮친 산불로 돈사 8개동이 전소됐다. 피해 농장의 분만사가 화재로 주저 앉은 모습. (사진 / 곽상민 기자)

"갑자기 뒷산에서 불길이 덮쳤어요. 순식간에 모든 농장이 다 타버렸어요. 앞으로 어떻게 수습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한 양돈장. 25일 오후 5시경 농장 뒷편 야산에서 강풍과 함께 불길이 덮쳐 돈사 8개동이 순식간에 전소됐다. 사육 중이던 돼지 3,500여 마리도 속수무책으로 폐사했다.

 

▲ 25일 산불로 번진 화재로 해당 농장의 임신·분만사, 자돈사, 비육사, 분뇨처리시설, 발전기, 숙소 등 농장 내 모든 시설이 전소됐다.
▲ 25일 산불로 번진 화재로 해당 농장의 임신·분만사, 자돈사, 비육사, 분뇨처리시설, 발전기, 숙소 등 농장 내 모든 시설이 전소됐다.

이미 화마가 휩쓸고 간 현장에는 초토화된 양돈장의 겉모습만이 앙상히 남아 있었다. 농장 외에도 경북 안동, 의성 지역 인근마을들은 뿌연 안갯속에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의 자욱한 연기만 맴돌아 마치 재난영화 속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 돈사 내로 이송하는 사료라인과 사료빈이 불에 타 녹아내렸다.
▲ 돈사 내로 이송하는 사료라인과 사료빈이 불에 타 녹아내렸다.
▲ 돈사 곳곳에서 불길이 잡히지 않아 잔불이 남아 있다. 자칫 진화작업을 벌이다가 돈사가 무너질 수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돈사 곳곳에서 불길이 잡히지 않아 잔불이 남아 있다. 자칫 돈사 내부로 들어가 진화작업을 벌이다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 전기, 물 공급도 끊긴 채 뒷수습을 하고 있던 해당 농장의 2세 한돈인은 "전소되는 데 20분 밖에 걸리지 않더라구요. 불길이 갑자기 덮치자마자 어떻게든 양돈장을 지켜보려고 했는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거 같아서 접근조차 못하고 철수했다"면서 어제의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동 지역에 산불이 확산되면서 해당 농장에는 소방차 도움이 닿지 못한 채 그대로 타버렸다.

경북 의성에서 22일 발생한 산불이 안동, 영덕, 청송 등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양돈농가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한돈협회 집계에 따르면, 26일 오전 기준 안동 5곳, 영덕 2곳, 의성 1곳 등 8곳의 양돈장에서 화재 피해가 발생해 돼지 약 2만6천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지역 특성상 산 인근에 위치한 양돈장들이 많아 주변 양돈농가의 불안감은 늘어만 가고 있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또 다른 대군농장에서도 강풍과 함께 불길이 농장으로 번져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또 다른 대군농장에서도 강풍과 함께 불길이 농장으로 번져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지역의 또 다른 대군농장. 이곳에서도 25일 불길이 덮쳐 돈사와 농장이 모두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농장 관계자들이 남은 불씨를 진압하기 위해 분주한 수습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다른 농장에서도 비육돈사로 추정되는 돈사 여러 곳이 불에 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또 다른 농장도  비육사로 추정되는 돈사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또 다른 농장도  비육사로 추정되는 돈사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다.

한돈협회 경북도협의회는 산불 피해 관련 양돈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양돈장 외 경북 안동, 의성 등 지역에는 한우, 염소 등 축사 피해도 이어지면서 초토화된 모습만 남아 있었다.

 

▲ 26일 경북 안동, 의성 곳곳에서 소방당국의 산불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26일 경북 안동, 의성 곳곳에서 소방당국의 산불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직접적인 산불 피해 지역 외 근접한 양돈농가도 혹여나 산불이 확산될까 불안감이 앞서긴 마찬가지다. 경북의 또 다른 양돈농가도 "주변에 알고 지내던 농장들의 화재 피해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며 "혹여나 산불이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도 하동까지 확산되면서 양돈장 화재 피해로 이어질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동의 한 양돈농가는 "이틀 전 농장 근처까지 산불이 접근해 불안감 속에 일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다행히도 현재까지 경남 지역 양돈장에 산불 관련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경남 산청군을 22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데 이어 24일 울산 울주, 경북 의성, 경남 하동도 추가로 지정했다. 하지만 양돈장 피해가 많은 안동, 영덕 지역은 아직까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안동·의성=곽상민 기자】